본문 바로가기

리뷰/시3

[시] 선택의 가능성 선택의 가능성 /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lawa Szymborska 영화를 더 좋아한다.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.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 더 좋아한다. 도스토옙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. 인간을 좋아하는 자신보다 인간다움 그 자체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.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.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.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. 예외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. 집을 일찍 나서는 것을 더 좋아한다. 의사들과 병이 아닌 다른 일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. 줄무늬의 오래된 도안을 더 좋아한다.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되는 편을 더 좋아한다. 명확하지 않은 기념일에 집착하는 것.. 2021. 4. 13.
[시] 새 인간 새 인간 / 김복희 새 인간을 하나 사왔다 동묘앞 새 시장에서 새 인간을 판다는 소문을 들었다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새처럼 우는 법을 배운 새 인간이 동묘앞 새 시장에 매물로 나올 거라는 소식이었다 날개가 있지만 날 수 없고 곤충과는 달리 머리 가슴 배로 구성되지 아니 하였으며 다족류가 아니며 두 쌍의 팔 다리를 지녔고 갈퀴는 성장 환경에 따라 생겨날 수도 있고 영영 생기지 아니 할 수도 있고 큰 소리로 웃지 않으며 달리지도 않으며 먹어선 안 될 것들이 많아 병들기 쉽지만 청결한 잠자리를 유지해 주면 동반 인간의 반평생 가까이 살고 평생에 단 한 번 번식하며 때에 따라 번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인어를 키운다는 녀석들에게 보란 듯이 내 새 인간을 말해 주고 싶었으니까 나는 새 인간을 하나 사왔다.. 2021. 4. 4.
[시] 내가 가장 예뻤을 때 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내가 가장 예뻤을 때 / 이바라기 노리코 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/ 茨木のり子 내가 가장 예뻤을 때 거리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푸른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하였다 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街々はがらがらと崩れていって とんでもないところから 靑空なんかが見えたりした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무수히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난 멋 부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まわりの人達が沢山死んだ 工場で 海で 名もない島で わたしはおしゃれのきっかけを落としてしまった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아무도 다정한 선물을 건네주지 않았다 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모르고 해맑은 눈길만을 남긴 채 모두 떠나갔다 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誰もやさしい贈り物を捧げてはくれなかっ.. 2021. 4. 3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