내가 가장 예뻤을 때 / 이바라기 노리코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 / 茨木のり子
내가 가장 예뻤을 때
거리는 와르르 무너져 내려
생각지도 못한 곳에서
푸른 하늘 같은 것이 보이곤 하였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街々はがらがらと崩れていって
とんでもないところから
靑空なんかが見えたりし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주위 사람들이 무수히 죽었다
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
난 멋 부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まわりの人達が沢山死んだ
工場で 海で 名もない島で
わたしはおしゃれのきっかけを落としてしまっ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아무도 다정한 선물을 건네주지 않았다
남자들은 거수경례밖에 모르고
해맑은 눈길만을 남긴 채 모두 떠나갔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誰もやさしい贈り物を捧げてはくれなかった
男たちは挙手の礼しか知らなくて
きれいな眼差だけを残し皆(みな)発っていっ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내 머리는 텅 비어 있었고
내 마음은 굳어 있었고
손발만이 밤색으로 빛났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わたしの頭はからっぽで
わたしの心はかたくなで
手足ばかりが栗色に光っ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내 나라는 전쟁에 패했다
그런 어이없는 일이 있단 말인가
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비굴한 거리를 활보하였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わたしの国は戰爭で負けた
そんな馬鹿なことってあるものか
ブラウスの腕をまくり卑屈な町をのし步い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라디오에서 재즈가 넘쳐흘렀다
금연을 깨뜨렸을 때처럼 어질어질하면서
난 이국의 달콤한 음악을 탐하였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ラジオからはジャズが溢れた
禁煙を破ったときのようにくらくらしながら
わたしは異国の甘い音楽をむさぼった
내가 가장 예뻤을 때
난 몹시도 불행했고
난 몹시도 엉뚱했고
난 무척이나 쓸쓸했다
わたしが一番きれいだったとき
わたしはとてもふしあわせ
わたしはとてもとんちんかん
わたしはめっぽうさびしかった
그래서 결심했다 가능하면 오래 살기로
나이 들어 무척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
프랑스의 루오 할아버지처럼 말야
だから決めた できれば長生きすることに
年とってから凄く美しい絵を描いた
フランスのルオ-爺さんのように ね
꿈을 품던 성장기 시기의 제일 찬란했을 개인과, 전쟁시대의 비극적인 시대 배경을 대비시킨 극적인 일본 시.
내겐 시대의 비극성보다, 전쟁의 참상에 대비되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 더 강렬히 다가와서 탐미적으로 느껴진다. 비극적인 상황에서 점점 망가져가는 모습이 더 빛나는 고전 수난극의 여주인공처럼.
거리가 무너진 시적이 배경에서 나 홀로 예뻤던 그 때.
이름을 잃어버린 그 폐허에서 멋 부리지 않아도 예뻤던 그 때.
어린 군인들만 가득 매운 그 거리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예뻤던 그 때.
패전 소식을 듣고, 나플거리는 블라우스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예뻤던 그 때.
혼돈의 시절, 담배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재즈에 심취해 있는 예뻤던 그 때.
불행하고, 외롭고, 백치적이라 투명하게 빛나던 그 때.
왜 이 아름다웠던 시절을 놓친 화자는 오래 살기로 결심했을까?
전쟁으로 망가진 그 시절이 응당히 복구되고, 어리석고 불행하기만 했던 자기를 회복하고 싶어서?
내겐 해소되지 못했던 그 시절의 아름다움, 그 열망을 결국 끝까지 자기 증명하겠다는 선언 같다.
오래 살아서, 아니 아예 불변의 그림처럼 남아서.
그래서 이 시가 끌린다. 무시무시한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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